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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임신 기록] 3개월 (9~12주) 그리고 유산.

by 백-진 2025.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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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임신 9주 0일째 (7주 0일)

 

분비물(검은 피) 지속

입덧도 지속 (입덧 때문에 뭘 많이 먹지를 못한다.)

그리고 감정 기복이 완전 최악이다.

 

 

 

1/21
임신 9주 1일째 (7주 1일)

 

변비약 안 먹었는데 또 오랜만에? 알아서 해결. (근데 시원하진 않음)

이날따라 입덧이 심하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눈 떨림+눈에 눈물 고임이 잦다.

분비물(검은 피)도 지속

가슴 통증도 지속 (특히 아침에 심하다)

한번 몸이 추워지면 아무리 뜨끈한데 있어도 몸이 쉽게 데워지지 않는다.

그리고 정말 우울하다ㅠㅠ 계속 속도 안 좋고 누워지내니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었다.

 

 

 

1/22
임신 9주 2일째 (7주 2일)

 

속이 여전히 안 좋다.

검은 피도 계속 나오니 뭐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다. (하긴 그 많은 양의 피 고임이 다 나오려면 아직은 더 나와야 할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손발이 갑자기 후달거렸는데 검색해 보니 일시적으로 당 떨이지는 증상이라고 한다.

또 이날은 약도 안 먹었는데 설사를 했다. 응? 아주 변비 왔다 설사 왔다 맘대로다.

 

이날 남편 생일이었는데 미역국이라도 끓여주려고 미역을 물에 담가놨건만.. 입덧 때문에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결국 끓여주지 못했다ㅠㅠ

 

 

 

1/23
임신 9주 3일째 (7주 3일)

 

가슴 통증도 늘 있는 일이긴 한데, 이날도 여전히 가슴 통증 지속 (어떤 날은 좀 덜하다가 어떤 날은 심하다가 그렇다.)

입덧은 조금 완화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다.

컨디션도 뭔가 좋은 듯한 느낌.

그리고 이날은 갑성선 자극 호르몬 수치 검사하러 가는 날이라 피검사하고 왔다.

 

병원비 5,600원

 

 

 

1/24
임신 9주 4일째 (7주 4일)

 

밑 빠짐 증상이 일시적으로 있었다.

그리고 배꼽 주변 통증이 있는데 뭔가 가스가 찬 듯한 느낌이 들어서 변비 때문인가 애매했다.

이날은 가슴 통증은 좀 덜했던 것 같다.

 

 

 

1/25
임신 9주 5일째 (7주 5일)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 검사 결과 들으러 병원 방문.

결과는 다행히 괜찮았다.

입덧도 좀 괜찮아졌고?

 

 

 

1/26
임신 9주 6일째 (7주 6일)

 

평소 빈혈이 살짝 있어서 이날 철분제나 한 알 먹어볼까 하고 먹었는데 실수였다.

이것 때문인지 입덧이 완전 심해가지고 하루 종일 고생했다.

 

 

 

1/27
임신 10주 0일째 (8주 0일)

 

배꼽 주변이 가스가 찬 것처럼 콕콕 아프다. 큰 통증은 아니지만 며칠 전보다는 더 심하다.

그러다가 왼쪽 아랫배로 통증이 옮겨가서 콕콕 아프기도 했다.

분비물(검은 피+외에 다른 물질?)도 증가한 것 같다.

입덧은 다행히 어제보단 좀 괜찮아졌다.

 

 

 

1/28
임신 10주 1일째 (8주 1일)

 

설사했다.

원래도 우유를 마시면 설사를 하는 체질이긴 한데

임신 중에는 우유를 먹어도 설사를 안 하더니 이날은 또 설사를 했다.

 

 

 

1/29
임신 10주 2일째 (8주 2일)

 

입덧이 다시 심해지기 시작됐다. (오늘은 입덧이 괜찮네? 하면 더 심해졌다.)

그리고 어제부턴가? 검은 피도 점점 줄어들었고 이날은 거의 안 나오는 것 같다.

 

 

 

1/30
임신 10주 3일째 (8주 3일)

 

이젠 피가 완전히 멈췄는지 검은 피가 묻어 나오지 않았다.

입덧은 여전히 있어서 속이 니길니길.. 우유 마셔서 더 그런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도 우유를 마셔서 그런지 저녁에 쾌변 아닌 쾌변을 했다.

배가 여전히 조금씩 찌릿찌릿하다. 그래도 며칠 전보단 덜한 것 같다.

그리고 이때쯤 되면 분비물이 많아지기 시작한다는데 나는 계속 질정을 넣고 있어서 분비물이 많아졌는지도 잘 모르겠다.

 

 

 

1/31
임신 10주 4일째 (8주 4일)

 

아기 보러 병원 가는 날.

 

아기 크기가 7주 4일인 것으로 봐서 유산은 1주일 전으로 확인되고 있고

혹시나 몰라 다른 병원 가서도 확인해 봤는데 유산이 확실했다.

지금 다시 위 증상을 보니 배꼽 주변 통증이 딱 시작될 때쯤이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아기가 커지려고 아프기도 한다지만) 나는 그게 유산이 진행돼서 염증반응이지 않았을까 싶다.

입덧이 계속돼서 유산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아기가 유산돼도 임신 호르몬은 남아있어서 입덧이 지속되기도 하구나 싶었다.

 

병원비 1차 9,300원 2차 9,100원

 

 

 

2/1

 

금식 8시간 후 소파술 진행.

전날 너무 많이 울어서 그런가 살짝 몸살기에 목감기까지 왔다. 다행히 열은 있지 않아서 코로나는 아닌 것 같은데 역시나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수술하기 전 경부를 느슨하게 하는? 약을 넣는데 그게 정말 기분 나쁘게 아팠다.

그러고 나서 약 2알을 받아먹고 2시간을 기다렸다. 어떤 사람은 배가 엄청 아프다고 하던데 나는 너무 멀쩡했다. 그냥 아주 살짝 아랫배가 불편한 정도..

전신 마취 경험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이것도 중간에 깨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엄청 쫄았다. 그런데 역시나 난 한방에 기절 후 수술 후에 간호사가 수술 끝났다고 흔들어서 깨어났다.

그리고 아랫배가 생리 첫날처럼 통증이 세게 왔다. 평소 생리통이 별로 없던 나는 이 느낌도 별로 익숙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모르는 통증은 아니라서 나름 참을만했다. 것보다는 수술실과 회복실이 너무 추워서 벌벌 떨었다.

수액으로 포도당 말고 단백질이나 그런 거 맞을 거냐고 물어보길래 나는 그냥 추가하지 않고 포도당으로 맞았다. 사실 수술비가 많이 나올 줄 알고 수액에 돈 쓰고 싶지 않아서였던 건데 (포도당으로 충분하다 생각했다. 근데 예상보다 병원비가 적게 나와서 조금 후회했다. 어차피 바우처 카드로 쓰는 건데)

마취 깨고 한 30분 누워있었나? 간호사가 괜찮으면 퇴원해도 되고, 좀 더 누워있다가 가도 된다고 하길래 바로 나왔다.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날 하루 종일 생리통처럼 아프고 피도 생리 첫날처럼 많이 나오다가 저녁쯤 잦아들었다. 혹시나 출혈량이 엄청 많을까 봐 오버나이트까지 많이 사다 놨는데 3개 썼나?

 

병원비 182,340원 (마취, 수술, 검사, 초음파 등) 약값 3,700원 (세균감염증 치료제 등)

 

 

 

2/2

 

통증은 거의 사라졌고 (배란통?처럼 약간 아랫배가 불편한 정도밖에 없다.) 피도 소량만 흘러나옴.

병원 가서 소독하고 항생제 주사도 맞고 왔다.

어제까지는 미미하게라도 입덧이 남아있었는데 이날부터 입덧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기다렸다는 듯이 변비도 나아버렸다. 참.. 기쁘다고 해야 할지 슬프다고 해야 할지.

초음파로 확인하니 내 자궁 안도 깨끗하게 비어있었다. 이것도 참.. 뭐랄까.. 그냥 그저 그랬다. 수술 잘 됐다! 이런 생각도 안 든다.

 

컨디션이 그래도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닌지 눈 떨림, 목감기 증상이 있다.

 

병원비 30,110원 (공휴일 진찰이라 많이 나옴)

 

 

 

2/3

 

눈 떨림은 괜찮아진 것 같다.

근데 시력이 많이 안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눈이 침침.

 

 

 

2/4

 

아침에 몸살기가 있다.

그리고 재채기할 때마다 아랫배 통증 때문에 죽겠다. (가만히 있으면 괜찮다.)

잇몸이 아프다.

 

질 유산균 다시 먹기 시작했다. 이것 땜에 임신이 잘 된 것 같기도 해서

 

 

 

2/5

 

피 비침이 있다.

감기 몸살+기침 (기침할 때마다 아랫배가 너무 당김)

왼쪽 배가 콕콕한다.

 

 

 

2/6

 

기침이 너무 심해서 결국 목소리가 쉬고 말았다.

태어나서 이렇게 기침 많이 한건 처음인 것 같다.

 

 

 

2/7

 

병원 다녀옴 (산부인과 방문 끝)

감기 때문에 내과도 다녀왔다. 너무 기침이 심해서 혹시나 폐 쪽에 문제 있을까 봐 일부러 내과를 방문한 건데 다행히 이상 없었다.

 

 

 

2/15

 

 

배테기랑 임테기

임테기에 아직도 선이 보인다.

 

 

 

2/20

 

 

그리고 5일 뒤에 다시 임테기.

선이 아직도 살짝 보이긴 했지만 많이 옅어졌다.

 

그 후 생리는 3월 12일에 시작했다. (수술 후 정확하게 40일 뒤에 생리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기 심장이 느릴 때부터 이상하다고 느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내 인생에 첫 아기가 와주어서 너무 기뻤는데 한 달간의 기쁨이 허무한 결과로 끝이 나서 사실 마음이 많이 좋지 않다. 정말 얼마나 많이 울었는지 모른다.

엄마한테는 맘 아플까 봐 슬픈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정말 아무렇지 않은 듯 연기했다. (남편이 깜짝 놀라 했다.)

고작 뱃속에 7주 품었는데도 떠나보내는 게 이렇게 슬플 줄 몰랐다.

아기가 온다고 당근에서 나눔도 정말 많이 받았는데..ㅎㅎ 정말 허무하다.

 

첫 임신에 첫 유산, 첫 소파술을 두 달간 겪고 나니까 정신이 뭐랄까.. 피폐해지기까지는 아니지만 굉장히 멍하다.

수술대에 누웠을 때도 내가 차라리 어디가 아파서 치료를 하는 중이라면 치료라는 결과물이 있을 거고,

아기가 태어나려고 수술대에 누워있더라도 아기라는 결과물이 있을 거니까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있을 것 같은데

소파술은 내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고 내가 나이가 있어서 그렇지, 20대 때 이런 일이 생겼다면 난 아마 트라우마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일로 남편도 나만큼이나 힘들어서 몰래 눈물을 몇 번이나 훔친 걸 봤다.

남편의 낯빛에서도 뭔가 소중한걸 떼어낸 것처럼 공허해 보이고 슬퍼 보인다.

나는 그나마 성격이 빨리 훌훌 털어버릴 수도 있는 성격이라 충분히 슬퍼하고 다음 아기 준비하거나 내 삶을 살수 있을 것 같은데 남편도 그럴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든다.

아기가 중간에 유산되는 건 엄마 잘못이 아니라고 하니 죄책감은 생각보다 별로 없지만 나도 뭔가 소중한 걸 잃어버린것 처럼 정말 슬프고, 마음이 아프고, 아직도 생각만 하면 울컥한다.

이게 정말 무슨 느낌일까.. 이게 모성애 그런 느낌인 걸까. 눈물이 막 주르륵 흐른다..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지를 못하겠다.

 

유산 진단을 받은 날 너무 정신이 없어서 산모수첩도 두고 와버렸는데 소파술하고 다음날 산모수첩을 달라고 하니 간호사가 꼭 가져가야겠냐고.. 사실 마음이 아플 것 같아서 돌려주기가 좀 그렇다고 하면서 진짜 받을 거냐 재차 물어왔다.

우리에게 난생처음으로 찾아온 아기라서 그런지 이렇게 빨리 떠났는데도 아직 떠나보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아서 나는 우리가 직접 버리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산모수첩을 돌려받았다.

 

아직은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다음 아기를 만날 마음의 준비가 당연히 되지 않았지만... 사실은 이 공허한 마음을 빨리 채우기 위해서 다음 아기를 빨리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다.

 

 

잠깐이었지만 그래도 엄마한테 와줘서 정말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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